메뉴 건너뛰기

컬럼인터뷰


작품으로 소통하는, 걸어다니는 미술관 <브릿지온 아르떼>

 

SK텔레콤 사옥에는 매달 특별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ESG 경영의 일환으로 사옥 내 미디어 월(COMO)에 예술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 SKT 미디어 아트전이다. 이번 달은 발달장애인 예술단 ‘브릿지온 아르떼’와 함께 겨울 풍경 네 점을 선보인다. 밀알복지재단 소속 발달장애인 예술단인 브릿지온은 발달장애인의 예술적 재능에 집중하여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인 김성찬, 김승현, 윤인성, 최석원 작가를 소개한다. 네 명의 작가가 그려낸 따뜻하고 포근한 겨울 풍경을 감상해보자.

<출처:SK텔레콤 뉴스룸>

 

1217 작품으로-소통하는-걸어다니는-미술관-브릿지온-아르떼_main.jpg

<왼쪽부터 김승현 작가, 윤인성 작가, 최석원 작가, 김성찬 작가>

 

 

‘살아 움직이는 아트’로 전달하는 따뜻하고 포근한 겨울

 

1217 작품으로-소통하는-걸어다니는-미술관-브릿지온-아르떼_1.jpg

김성찬 <겨울의 오로라>

 

1217 작품으로-소통하는-걸어다니는-미술관-브릿지온-아르떼_2.jpg

김승현 <눈 덮인 마을풍경>

 

1217 작품으로-소통하는-걸어다니는-미술관-브릿지온-아르떼_3.jpg

윤인성 <어두운 겨울밤>

 

1217 작품으로-소통하는-걸어다니는-미술관-브릿지온-아르떼_4.jpg

최석원 <숲 속에 살고 있는 물개와 펭귄가족>


이번 SKT 미디어 아트전 <눈과 겨울, 그리고 밤의 풍경>에 걸린 작품은 총 4 점으로 김성찬 작가의 ‘겨울의 오로라’, 김승현 작가의 ‘눈 덮인 마을풍경’, 윤인성 작가의 ‘어두운 겨울밤’, 최석원 작가의 ‘숲 속에 살고 있는 물개와 펭귄가족’이다.

 

김성찬 작가는 ‘겨울의 오로라’에 별과 달, 오로라가 있는 화려하고 따뜻한 밤하늘의 모습을 그렸고, ‘눈 덮인 마을풍경’의 김승현 작가는 어린 시절 가족들과 보낸 추억을 되살려 집마다 밝힌 따스한 불빛과 쌓인 눈으로 겨울의 포근함을 표현했다. 겨울밤 마을 풍경을 그린 윤인성 작가의 작품 ‘어두운 겨울밤’은 구조적인 마을의 표현과 어두운 밤하늘과 밝은 마을의 대비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최석원 작가가 좋아하는 요소들로 가득 채운 ‘숲 속에 살고 있는 물개와 펭귄가족’에서는 펭귄과 물개의 평화로운 모습, 나무와 꽃이 가득한 숲을 볼 수 있다.

 


예술적인 재능에 주목, 편견 걷어내면 예술이 보여


브릿지온은 발달장애인이 가진 사회성 결핍을 예술적인 재능으로 바라본다. 4명의 작가 모두 걸어 다니는 미술관이고, 독특한 개성을 지닌 예술가이다. 4명의 예술가가 가진 개성과 스토리는 무엇일까요? 작가님들을 직접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김성찬 작가: 4살부터 미술심리치료를 시작으로 늘 그림을 그렸습니다. 언어로 표현하는 게 어렵다 보니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림을 너무 많이 그리니까 스케치북으론 부족해서 가볍게 그릴 수 있는 A4 용지에 그렸는데 그것마저도 감당 안 될 정도였습니다.


김승현 작가: 어린 시절부터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어 어머니께서 스케치북에 과일 그림을 그려가며 언어 능력을 키워주셨습니다. 덕분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됐고, 일상을 그림일기를 통해 기록해 나갔습니다.

 

 

Q. 브릿지온과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습니까?


김성찬 작가: 제가 다니던 미술학원 선생님의 지인이 동화 작가였습니다. 그분을 통해 동화 그림책을 출판하게 되었고, 그 인연이 이어져 밀알복지재단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되어서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는 건 비장애인에게도 꿈 같은 일이니까요.


윤인성 작가: 밀알복지재단의 인블라썸이라는 미술교육 프로그램을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 인연으로 브릿지온에서 작가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잘한다고 생각하는 일인 그림 활동을 통해 직장인이 되었다는 것에 행복을 느낍니다.

 


Q. 미디어 아트로 재탄생한 작품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습니까?


김승현 작가: 그림에 생기가 느껴졌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좀 더 스토리가 있는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윤인성 작가: 어릴 때부터 눈 오는 모습을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겨울에도 눈이 펑펑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제가 상상했던 장면들이 그대로 표현돼서 정말 행복합니다.


최석원 작가: 말로 하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저는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 동물원에 자주 가서 동물들의 눈을 보며 마음이 통하는 느낌을 자주 갖곤 했습니다. 그래서 동물들을 사랑하고, 동물들이 평화롭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습니다. 미디어 아트를 통해 제가 특히 좋아하는 물개와 펭귄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즐겁습니다. 건물 벽면에 제 작품이 크게 전시된 것에도 뿌듯함을 느낍니다.

 

 

Q. 작가님들의 작품 세계나 표현 기법이 궁금합니다.


김성찬 작가: 저는 작품을 그릴 때 ‘일’한다는 생각보다는 ‘재미있게’ 하려 합니다. 그럼 더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 ‘겨울의 오로라’를 보는 관람객들이 조금이나마 따뜻해지면 좋겠습니다.


김승현 작가: 저는 캐릭터를 연구 개발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번 작품 ‘눈 덮인 마을풍경’에서는 각 등장인물을 생생하게 표현해서 순간의 행복한 모습과 즐거움을 나타내 보았습니다. 작품을 통해 스스로 자신감을 많이 얻곤 하는데, 좋은 작품을 앞으로도 많이 그려내서 장애인이 아닌 한 명의 예술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윤인성 작가: 저는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건물들에 흥미를 갖습니다. 그래서 건물 드로잉을 자주 하고, 화려한 도시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화려한 색을 자주 사용하곤 합니다.


최석원 작가: 제게 많은 위로를 준 동물들을 주로 그립니다. 지구에 있는 모든 동물들은 사랑스럽다고 생각하고 동물들이 평화롭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이번 작품 ‘숲 속에 살고 있는 물개와 펭귄가족’ 또한, 원래 숲에서 살지 않는 물개와 펭귄이 춥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숲 속에 그렸습니다.

 


사회적 편견을 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연결하는 다리 브릿지온

 

브릿지온은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밀알복지재단 장애인 인식개선 센터 소속의 발달장애인 직장인 예술단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작품 활동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연결하는 다리(Bridge)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이 가진 사회성 결핍을 치료적인 관점으로 보지 않고 예술적 재능으로 바라보며, 비장애인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 즉, 장애가 장애 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

 

 

Q. 브릿지온을 어떻게 설립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정규태 센터장: 이름의 뜻대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있는 편견을 제거하고 서로 소통하는 장을 만들자는 취지로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에 작품을 전시하여 작가에게는 안정적인 근무 여건을, 관람객에게는 문화적 감동을 주는 것이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SKT와의 작업은 브릿지온과 작가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정규태 센터장: 공연 형식으로 단기간 전시되곤 했던 다른 프로젝트와 달리, SKT 미디어 아트전은 오랫동안 전시되고 건물을 지나다니는 모든 사람이 관람할 수 있습니다. 형식도 살아 움직이는 모습으로 새로운 문화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들에게는 미래의 새로운 장르로 전환하는 시도로,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작품이 더 다양한 장르로 변모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느끼게 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정규태 센터장: 내년에는 직장으로 직접 작가가 찾아가는 작가 콘서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작가들에게 자기 작품에 대한 확신과 소통 경험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위로